진해 출신 김달진 시인 기리고자 제정 34회 째 맞아
강신형 시집 〈내게 이제 와 나직이 묻는다〉
장석원 시집 〈유류 무루〉 공동수상
평론 부문 남송우 문학평론가 〈고석규 평론〉

제34회를 맞은 김달진문학상 수상작으로 시 부문은 강신형 시인의 <내게 이제 와 나직이 묻는다>(파란, 2023)와 장석원 시인의 <유루 무루>(파란, 2021)가, 평론 부문은 남송우 평론가의 <고석규 평전>(국학자료원, 2022)이 선정됐다.

◇시상 제도 바뀌어 = 김달진문학상은 진해 출신으로 한학자이자 시인인 김달진(1907~1986) 선생을 기리고자 1990년 6월에 제정됐다. 창원시 후원으로 ㈔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주최하는 전국 단위 문학상이다. 대상은 매년 3월을 기준으로 최근 2년 이내 발간한 시집, 평론집, 학술서다. 2018년부터 문단 경력을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고, 시는 매년, 학술과 평론은 격년으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상 방식이 바뀌었다. 그동안 본상 격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김달진문학상 외에 지역상 개념으로 경남 출신으로 타지에서 활동하거나, 타지 출신이라도 경남에서 활동하는 시인을 대상으로 한 김달진창원문학상을 따로 수여해 왔다. 문학상을 주관하는 ㈔시사랑문화인협의회는 지난해 12월 말 창원시와 재위·수탁 과정에서 문학상 제정 후 지난 33년 동안 김달진문학상 경남 수상자가 정일근 시인 1명뿐이라는 이야기가 나옴에 따라 김달진창원문학상을 폐지하고 김달진문학상으로 확대 통합해 운영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강신형, 장석원 시인, 남송우 문학평론가.
왼쪽부터 강신형, 장석원 시인, 남송우 문학평론가.

개편한 운영 요강을 보면 시 부문은 경남·부산·울산 지역에서 1명, 전국에서 1명 이렇게 2명 공동수상으로 한다고 돼 있다. 평론과 학술 부문은 기존대로 각각 격년으로 수상자를 뽑는다. 시상 제도 개편에 따라 시 부문 1명 2000만 원이던 상금도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자에게 주던 1000만 원을 보태 2명 3000만 원(각 1500만 원)으로 바뀌었다. 평론·학술 부문은 1000만 원으로 변동 없다.

이 외에 운영위원도 12명에서 기존 위원 4명에 신규 위원 10명을 보태 총 14명으로 확대했다.

◇수상작 살펴보니 = 시 부문 수상작 <내게 이제 와 나직이 묻는다>는 마산에서 활동하는 강신형(64)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이다. 심사위원 심사평을 보면 “자기 성찰에 매진하는 시인이 늙어가면서 오롯이 만나는 순간들은 자신의 내면에 흔적으로 남아 있는 상처나 그리움의 표지(標識)를 기록하면서도 동시에 세상 사람들의 고되고도 아름다운 그늘의 미학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했다.

강 시인은 “시는 쓰는 자의 따뜻함이 진정한 자기반성과 함께 우선되어야 하고, 그래야 한 편의 시가 갖는 힘은 더욱 견고해져서 때로는 강력한 비평이 되고, 때로는 마음의 위안이 되고 희망이 된다”며 “시인은 언제나 한 포기 들꽃 같은 마음의 야인(野人)으로 시를 대하고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동수상작 장석원(54) 시인의 5번째 시집 <유루 무루>)는 “각별한 사랑의 경험에 대한 심미적 변주 과정을 격렬하고 아름답게 들려준 결실”이란 평가를 받았다.

장 시인은 “자유와 해방과 침잠과 고독을 저울질했다. 걷고 걸으며 나를 소진했다. 남은 것이 없었다. 먼지와 회(灰/悔) 속에서 새 언어의 날개가 돋을 것이라는 희망을 김달진문학상이 부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평론 부문 수상작 <고석규 평전>은 문학평론가 남송우(70) 고신대 석좌교수가 부산에서 활동하다 요절한 문학평론가 고석규(1932~1958)의 생애를 다룬 저작이다. 심사위원들은 ‘문학사 속에 숨은, 한 비평가를 되살린 역작’, ‘전후문학사의 새로운 장과 부산문학의 정체성에 관한 실존적 보고서’라는 평을 했다.

남 교수는 수상 소감을 통해 “관심을 두게 된 첫 대상이 부산지역에 묻혀 있었던 비평가 고석규였다”며 “살별처럼 나타났다 사라진 그를 한국 비평문학사에 제대로 복원시키는 일이 일차적인 과제였다”고 밝혔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는 9일 오후 6시 30분 고려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수상작 시낭독회를 열 예정이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김달진문학제 기간 김달진 생가 마당에서 열린다.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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