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김해 봉하마을에는 5월에 특히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 노공이산(노무현 대통령 필명)의 사람 사는 세상의 철학을 느끼며, 다양한 행사에 동참했다. 92세 어머니와 함께 방문한 가족은 어머니가 정신이 맑고 걸을 수 있을 때 꼭 다시 오고 싶어 해서 모시고 왔다고 했다. 미국에서 온 시민은 14년 전 묘역에 박석을 한 기억이 있는데, 찾을 방법이 없다고 해서 인터넷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에서 검색을 하여 찾아 주었더니, 너무 귀한 선물이라면서 돌아가서 미국 사람들에게 자랑할 거라며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추도사에서 "묘역 조성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어록을 새기는 일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한없이 바라는 마음이 담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그리고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는 문구를 신영복 선생의 필체로 남긴 것"이라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제주 4.3민중항쟁 유족과 제주도민을 두 번 만난 자리에서 "국가권력이 저지른 잘못은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만 우리 아이들에게 떳떳한 역사를 물려줄 수 있다"고 했다. 그 고마움에 제주 4.3유족이 기증한 산딸나무가 대통령의 집 안뜰에 심어져 있다. 일본의 독도 망언에 대해 2003년 6월 한일 정상회담 후 일본의회를 방문하여 고이즈미 총리 및 의원들 앞에서 "우리 국민에게 독도는 완전한 주권회복의 상징이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문제와 더불어 과거 역사에 대한 일본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한일 간의 우호관계는 바로 설 수가 없다"라고 강조하는 한편 일본 지도자들에게 솔직한 자기반성을 당당히 역설했다. 일본 원자력 규제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최종 승인했다. 우리나라는 내년 하반기부터 오염수 영향권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은 좁은 의미의 세상이 아니라, 이웃 나라를 포함하는 지구시민을 말한다. 아무리 큰 나라도 지구보다 크지 않다. 태평양을 공유하는 많은 나라의 국민 건강을 외면하는 일본의 제국주의 의식을 깨우쳐 주고 대한민국의 주권과 영토,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대통령은 국가 최고 책임자로서 깊은 역사의식으로 외교에 임해야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경제경쟁, 일본의 염치없는 외교에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면 어떤 외교를 펼쳤을지 노무현기념관에서 답을 찾아보자.

/김수곤 김해 봉하마을 시민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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