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아동에게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그래서 장애전담어린이집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곳에서 아이가 학대를 받는다면 분노하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이다.

진주 장애전담어린이집 학대 피해자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을 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가지 않으려고 하고 보낼 곳을 잃은 부모들이 오죽하면 기자회견을 통해 하소연하는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진주시는 학부모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장애전담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등 재발 방지와 피해 아동 보호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피해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에 대한 가벼운 처벌에 분노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서 8월 16일까지 영상에서 확인된 학대 건수는 방조와 정서적 학대를 제외한 신체적 학대만 500건이 넘는다. 가장 학대를 많이 당한 아이는 250건에 이르고, 학대 수위 역시 굉장히 높다. 학대당한 이유도 어이가 없다. '교실에서 나가려고 해서', '낮잠을 안 자서', '밥을 흘려서' 등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학대가 일상화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장애전문어린이집과 진주시가 이 사건에 대응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적극적인 조치보다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피해 어린이들과 학부모에게 이중의 상처를 주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장애전문어린이집이 명백하게 학대를 자행했는데 다른 곳으로 보낼 곳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들을 보내는 상황이 빚어졌다.

진주시도 마찬가지이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문제가 발생한 뒤에도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해 학부모와 아이들이 두 번 힘들게 하는 일은 없도록 했어야 했다. 법에 정해진 대로 6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관리감독의 책임이 면해지는 것도 아니다.

진주시는 4년 연속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에 선정되었다. 진주시는 사안을 더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마땅한 조치와 대책을 신속하게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더 이상 진주시의 명예를 추락시키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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