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저녁 산청에 있는 경남예술창작센터를 찾았다. 8기 입주 작가 전문가 초청 워크숍이 한창이었다. 20∼30대 입주 작가 6명이 학예사, 미술평론가 등 전문가 3명에게 진지하게 자신들의 작품을 설명했다.

뜨개질 작업을 하는 한 여성 작가는 '여자니까 뜨개질하느냐?'는 지적을 받고 더 열심히 작업을 하게 됐다는 말을 했다. 명절에 자신의 차지가 되는 쌓여 있는 설거지를 보며 화가 나서 그것을 소재로 9개월 동안이나 긴긴 작업을 했다고 했다. 또 다른 작가들은 손을 소재로, 불안 등을 소재로 저마다 작품을 만들었다. 손을 클로즈업해서 동굴, 평지 등을 만들기도 하고, 새로운 손 풍경을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불안을 개성 있게 드로잉하는 모습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그 소재를 더 깊이 연구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할 것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정 어린 조언을 쏟아냈다. 자신이 소재로 삼는 대상의 전문가가 될 것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이야깃거리를 찾기를 주문하기도 했다. 입주 작가들은 전문가 조언 등을 참고삼아 6개월 동안 외딴곳에서 자신들만의 창작물을 일궈내고자 노력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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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입주 작가 6명의 자리에 기자가 앉아있고, 맞은편에 독자, 언론학자 등의 전문가(?)들이 앉아 기사 내용을 지적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됐다. 한 기자가 "지금까지 이런 기사를 써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자, 맞은편 전문가가 "더 전문가가 돼서 풍부하고 독창적인 기사를 쓰도록 연구를 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느덧 기자 생활이 만 10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작품(기사) 하나 만들어왔나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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