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면 나쁜 이미지 벗을텐데…' 2002년 호화 관사 필요없다던 당선자 '조심'

김두관 도지사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도지사 관사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김두관 당선자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와 경남도는 김 당선자 임기 동안 창원시 사림동 58-1번지 경남도 소유의 관사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 관사는 창원대학교 인근에 있으며, 현재 도민의 집으로 활용하고 있는 옛 도지사 관사와는 다른 관사다.

경남도민들에게는 '도지사 관사'라는 말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200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김혁규 전 도지사와 김두관· 임수태 후보가 출마했었다. 김혁규 전 도지사는 업무를 위해서 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고, 김두관·임수태 후보는 관사가 필요 이상으로 크기 때문에 보육시설 등 달리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선거에서는 김혁규 전 도지사가 당선됐다. 이후로 도의회를 비롯해 도지사 관사 폐지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옛 도지사 관사에서 2008년 개원한 도민의 집.
옛 도지사 관사는 대지 9586㎡(2900평)에 건평 694㎡(210평)이었다. 오래된 건물이기 때문에 호화롭다고까지 하기는 어렵지만 도민들의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넓고 큰 것은 사실이었다. 당시 논란이 계속되자 경남도는 기자들을 관사로 초청해 둘러보도록 하기까지 했다. 결국 옛 도지사 관사는 2003년 11월 폐지됐다. 폐지된 관사는 한참 동안 제 역할을 찾지 못했다. 역사기록관, 복지시설, 장애인연수원 등 많은 제안·주장이 있었다. 김태호 도지사는 2008년 8월 옛 도지사 관사를 '도민의 집'으로 활용하기로 했으며, 같은 해 12월 도민의 집을 개원했다. 7년 동안의 논란이 종지부를 찍었다.

김두관 당선자가 살 사림동 관사는 얼마 전까지 서만근 행정부지사가 살았다. 서 부지사는 최근 창원시 용호동 롯데아파트에 있는 경남도 관사로 이사했다.

창원시 사림동 현 부지사 관사.
사림동 관사는 대지 1522㎡(약 461평), 1·2층 합친 건물 258㎡(약 78평) 규모다. 건물은 2층으로 대략 1층이 53평, 2층이 25평 규모다. 대지와 건물 규모만 보면, 자칫 큰 저택쯤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가보면 1986년에 지어진 건물이어서 상당히 낡은 상태다. 또 1층이 넓고 2층이 좁은 형태인데다 인근 주택과 비교해도 크게 보이지는 않는다. 단, 대지가 비교적 넓어서 인근 주택보다는 정원이 넓은 편이다.

관사 뒤쪽은 야산이다. 관사 관리인은 "모 부지사가 입주한 날 저녁에 커다란 지네가 나오는 바람에 하루 만에 나가버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벽지와 장판을 새로 하는 작업 등 최소한의 수리가 진행되고 있다.

김두관 당선자 측은 관사에 입주하는 것이 자칫 도민에게 입장을 바꾼 것처럼 비칠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인수위 관계자는 "솔직히 당선자의 경제 사정이 창원 시내에 집을 구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고, 일반 아파트나 관사 아파트로 가더라도 밤낮으로 손님이 찾아와 이웃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사림동 관사에 입주하기로 했다"라며 "사림동 관사는 지금 도민의 집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당선자의 사림동 관사 입주는 서만근 부지사께서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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