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공공분양단지 '현동남양휴튼' 아파트 준공이 두 차례나 지연되면서 예비입주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애초 계획한 이사 일정에 공백이 생기고, 그사이 거처를 구하기 어려워서다. 시행사인 경남개발공사는 지연 보상 등 전체적인 대응 방안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ㄱ 씨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공공분양단지 현동남양휴튼(공공분양 350가구, 공공임대 809가구) 공공임대 예비입주자다. 그는 최근 이 단지 입주일정이 5월에서 8월로 지연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거주 중인 전셋집을 6월까지 비워주기로 해놓은 상황이라서다. 일부러 여유 있게 잡은 일정인데도 두 달의 공백이 생긴 셈이다.

당장 단기 임차할 거처를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자녀가 다닐 유치원을 옮기는 문제도 곤혹스럽다. 최악의 경우 이삿짐보관센터에 큰 짐을 보관하고, 가족들은 숙소를 잡아야 할 형편이다. 이런 상황은 다른 예비입주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신혼부부는 일찌감치 방을 빼고 2월 입주를 기다리다 최근 어렵게 방을 구했다. 만약 8월에 입주하더라도 이사 비용이 이중으로 들게 된 셈이다.

2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소재 공공분양단지 '현동 남양휴튼' 공사 현장 전경/이창우 기자 irondumy@idomin.com
2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소재 공공분양단지 '현동 남양휴튼' 공사 현장 전경/이창우 기자 irondumy@idomin.com

현동남양휴튼 현장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이 단지 입주 지연은 사실이다. 시행사인 경남개발공사는 수분양자들로 구성된 '입주예정자협회'에 이 사실을 알리고 관련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임대 예비입주자들은 공식적인 시행사 통보를 받지 못했다.

서영주 경남개발공사 건축사업부 차장은 "예비준공검사를 진행한 결과 5월 말 입주가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시공사에 건넸고, 시공사 역시 7월까지 추가 공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미뤄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공사 현장을 직접 방문해보니, 12개 동 중 4~5개 동은 외벽 도색이 마감된 상황이었지만, 나머지 동은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때문에 예비입주자들은 8월 입주가 가능할지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 차장은 "내장 공사는 가스 배관을 비롯해 마무리 단계고 외부 도색 마감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날짜 등 여러 변수를 검토한 일정으로, 그때까지는 준공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 입주가 지연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애당초 입주예정일은 올해 2월이었으나 지난해 2월께 한차례 연기됐다. 당시 경남개발공사는 예비입주자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레미콘노조 파업, 시멘트 생산 중단, 건설노조(비계부문) 파업, 화물연대 파업 등 불가항력 사유로 적정 공사기간을 확보할 수 없었다"라며 "공사기간 연장에 따라 부득이하게 입주예정일을 조정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ㄱ 씨는 "분양 당시 지방공기업인 경남개발공사를 믿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다른 단지 대신 선택했는데, 지연이 계속될 뿐 아니라 그에 따른 대응도 무책임하다"라며 "현실적인 대책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남개발공사 측은 "입주예정자협회에는 사전 통보 형식으로 알렸지만, 분양·임대 개별 가구에는 26일 공식 문서를 모두 발송했고 다음 날부터 전화로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상 문제를 비롯해 관련 대응 방향을 전사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밝혔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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