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매서운 꽃샘추위가 초봄을 덮쳤다.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봄꽃 축제를 한 주씩 연기하는 작은 소동이 일었다. 꽃놀이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흔쾌히 꽃이 피어날 시간을 기다려 주었고 그에 응답하듯, 꽃들은 어느 때보다 굵고 탐스럽게 폈다. 벚꽃은 꽃눈을 휘날리며 봄을 노래했고, 노란 유채와 개나리도 생동하는 봄의 기운에 힘을 보탰다. 호흡기 때문에 꽃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꽃을 보며 카메라를 꺼내 드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봄과 사랑을 읽는다.조그만 바닷가 마을에 사는 세 자매 ‘사치’, ‘요시노’, ‘치카’는 15년 전 가족을 떠
(사)경상오페라단이 내달 3일, 전교생 35명인 함양 수동초등학교에서 오페라 을 공연한다.이번 공연은 경상남도교육청 사업 '2024 학교로 찾아가는 문화예술전문가'을 통해 마련됐다. 이 오페라는 사랑에 빠진 청년과 여인, 이들을 방해하는 훼방꾼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경상오페라단 최강지 단장은 "문화 소외 지역에 있는 학생들에게 문화적인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경상오페라단은 공연과 함께 관람 예절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경상오페라단 전신은 2009년 서울에서 창단된 폭
마산 가포고등학교 교지 이 학생들 주도로 다시 시작됐다. 1996년에 문을 연 가포고는 2년 뒤인 1998년부터 교지를 발행했다. 2017년까진 잡지 형태였다가 2018년 이후 가정통신문처럼 축소됐고, 2021년 아예 발행이 중단됐다. 2023년 당시 3학년으로 학생 회장이던 김경훈(18) 씨는 이를 안타깝게 여겼다. 그래서 친구 후배들과 함께 교지 부활을 위한 행동에 들어갔다. 지난 24일 지금은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김 씨와 김희향 편집장을 만나 다시 세상에 나온 교지 이야기를 들었다
제42회 경남연극제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참여한 연극단체들은 경남연극제를 발돋움 삼아 올해 공연 일정을 이어간다.극단 마산은 경남연극제 출품작이었던 〈굿, 문門 (원제: 할미꽃 전설)〉(국민성 작·최성봉 연출)으로 40주년 기념 공연을 한다. 공연은 26일 오후 7시 마산문화예술센터 시민극장에서 열린다. 이 작품은 2024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지역문화예술 육성지원사업 선정 작이기도 하다.〈굿, 문〉은 한때 세계적인 무용가를 꿈꾸던 독고신자(오화라 분)가 어느날 몸주인 애기씨(이예슬 분)를 만나 무속인이 되는 삶을 그렸다. 자신의
김해문화재단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지난 3월 27일부터 10월 20일까지 '2024 동아시아 문화도시 도자문화예술 국제교류 워크숍'을 운영한다.워크숍에는 한국, 중국, 일본 각 나라의 도자 작가 3명, 총 9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교류하고 있다. 작가들은 동아시아 문화도시 및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도시 출신 또는 거주 중인 20년 이상 경력 도예가들이다.기간 중 '한중일 국제도자 워크숍'이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이어진다. 작가들이 세라믹창작센터에 상주해 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9일 작가 소개 발
"산업도시 울산은 지속 가능할까?" 경남대 사회학과 양승훈 교수가 쓴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가 던진 화두다. 이를 통해 결국 제조업과 수출을 기둥으로 성장해 온 한국 경제가 왜 성장 동력을 잃고 위기에 빠졌는지를 살펴보려는 것이다.양 교수는 거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서 5년간 일하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산업도시 거제, 빛과 그림자〉(2019)를 썼었다. 거제에서 유토피아 이야기를 했다면, 울산에서는 디스토피아란 개념으로 산업 구조를 면밀히 다뤘다. 울산은 조선·자동차·석유화
함양군의 5월이 문화 향기로 풍요롭다.첫 문은 제63회 천령문화제가 연다. 5월 9~13일 닷새동안 상림공원 일원에서 '천년의 꿈 상림의 향기'라는 주제로 열린다. 신라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이 고을 태수로 부임하여 이룩한 치산 치수의 유업을 추모하고 지역 문화예술과 체육진흥을 위해 함양의 옛 지명인 '천령'을 축제명으로 하여 1962년부터 열리고 있는 유서깊은 축제다.9일 오전 10시 선비행렬을 시작으로 11시 고유제를 지내면서 축제는 본격 시작된다. 특히 지난해까지 따로 열리던 '예총의 날' 행사와 통합해서 열리는데 축제 마지막날
◇명작의 탄생 = 오랫동안 신문사에서 문화유산 담당 기자로 일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수많은 작품들을 만나온 이광표 서원대 교수가 쓴 명작 이야기. 정약용이 남긴 글씨와 종교적 색채가 담긴 불상, 일상 속 예술에 가까웠던 백자 달항아리부터 잘 알려진 반 고흐의 작품까지 다양한 예술 범주의 작품이 명작이 된 과정을 살펴본다. "이 도난 사건은 '모나리자'에 엄청난 스토리를 축적시켰고 영원한 의심을 가져왔다. 도난은 스토리를 낳고 스토리는 의심을 낳고 또 다른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그렇기에 다채로운 풍자와 패러디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메츠 브라스 앙상블'과 '마이스키 트리오'가 통영을 찾는다. '메츠 브라스 앙상블'은 오는 28일 오후 3시에, '마이스키 트리오'는 내달 4일 오후 5시에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프랑스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에서 금관 악기를 맡은 단원들로 구성된 메츠 브라스 앙상블은 프랑스 동부 알자스-로렌 지방 중 로렌(로트링겐)을 대표하는 악단이다. 2016년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내한했었고, 2022년 통영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협연한 바 있다.이 앙상블은 '같이 즐기는 음악을 선물한다'는 취지로, 르네상스 음악
(재)창원문화재단(대표 조영파)이 어버이날을 맞아 를 준비했다. 공연은 내달 8일 오후 7시 30분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엔 트로트 가수 금잔디·정미애·정다경·영기가 무대를 장식한다. 창원문화재단은 "'오라버니'로 고속도로를 접수한 금잔디, 깊은 심금을 울리는 가창력이 눈에 띄는 정미애, 팔색조 매력에 정다경, 지치지 않는 동네오빠 영기가 부르는 히트곡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가족들이 즐거운 추억을 가져갈 수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관람료는 R석 7만 원, R석 6만 원, S석 4만
한국미술협회 경남지회는 25일부터 30일까지 마산 3.15아트센터 제1·2전시실에서 〈영호남 미술교류전-제27회 동서미술의 현재전〉을 연다.〈영호남 미술교류전〉은 경남미술협회와 전남미술협회가 예술 교류로 영호남 화합과 지역 문화 발전을 이루고자 진행한다. 1998년 전남 여수에서 첫 문을 열고 매년 두 지역을 오가며 전시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양화, 한국화, 공예, 서예 등 미술 분야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26일에 열리는 개막행사에서 '2024 경남·전남 미술인상' 시상식도 같이 열린다. 이는 경남과 전남의 미술 교
마산 향교에서 선비 문화를 체험하며 과거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 창원국악관현악단은 지난 9일부터 11월 30일까지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 사업 '선비마을 선비의 품격'을 진행한다. 2019년부터 매년 이어지는 행사다. 올해 행사는 총 4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먼저 '선비의 사계'에선 시서화 부채를 만들고 선비 문화와 국악기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과거 보러 가는 길'은 과거 시험과 장원급제자 유가 행진에 직접 참여해보는 체험이다. 이어 '꽃 선비 문화놀이터'를 통해선 전래놀이와 전통놀이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진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제1회 진주 어쿠스틱 뮤직 페스타 이 27일 오후 3시와 6시 30분에 진주 현장 아트홀 지하 1층 아지트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후원이나 협찬 없이 오롯이 자력으로 진행한다. 진주에서 문화기획 단체 '더 여유'와 음악 펍 '부에나비스타'를 운영하는 추연철(55) 대표와 역시 진주에서 문화 기획 단체 '에나 뮤직'과 카페 '들림'을 운영하는 최우영(40) 대표가 합심한 결과다. 지난 22일 진주 카페 들림에서 둘을 만나 이번 공연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기획자·예술가가 꾸준
산청군은 오는 27일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 대밭극장에서 김효주의 춤 '春步之舞(춘보지무) 봄걸음하다' 공연을 마련했다고 23일 밝혔다.이번 공연에서 한국무용가 김효주는 3가지 주제로 무대를 연출해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먼저 첫무대 '春蝴戀舞(춘호련무)'는 봄꽃을 향해 너울거림으로 날아드는 나비를 춤으로 표현한다.두 번째 무대 '달성교방의 發淸香(발청향) 花樣戀舞(화양련무)'에서는 꽃같이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춤으로 풀어낸다.세 번째 '春步之舞(춘보지무) 봄걸음하다' 무대에서는 격려와 믿음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제42회 경남연극제가 숨 가쁜 한 주를 보냈다. 올해 경남연극제는 김해문화의전당, 김해서부문화센터에서 이달 15일을 시작으로 28일까지 격일로 열린다.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에 속한 12개 지부, 총 14개 연극단체가 출품했다. 개막작은 김해 극단 이루마의 , 16일부터 창원예술극단의 , 사천 극단 장자번덕의 , 극단 마산의 을 연이어 공연하고 19일에 진주 극단 현장의 가 김해서부문화센터 누리홀에서 공연했다. 주말의 시작은 거창 극단 입체의 이
(사)경남오페라단이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해설이 있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연다.1991년 창단한 경남오페라단은 매년 '창원신춘가곡제', '해설이 있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 '이수인가곡의 밤' 등 친숙한 음악으로 관객을 만나면서 10월이면 화려하고 웅장한 그랜드 오페라를 제작해 공연하고 있기도 하다.이번 공연 역시 오페라 속 중요 아리아와 이중창에 해설인 곁들여 대중에게 친근한 방식으로 다가간다. 올해 무대는 KNN방송교향악단과 함께 서희태 지휘자가 이끌며 해설 또한 그가 맡았다. 서 지휘자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김해시가 후원하는 제9회 김해재즈콘서트가 다음 달 3일 오후 7시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BNK금융그룹, 부경양돈농협이 협찬했다.올해 주제는 '사랑에 관해 얘기하는 세 가지 방법'이다. 공연은 사랑을 주제로 한 영미권 팝 음악들로 구성됐다. 우리 귀에 익숙한 'Love Of My Life(퀸)', 'Only You(플래터스)', 'Feelings(모리스 앨버트)', 'How Deep Is Your Love(비지스)', 'L-O-V-E(냇 킹 콜)' 등 9곡을 재즈로 편곡했다. 연출과 진
창원시가 공연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고품격 합창 공연을 즐기는 '베란다 콘서트'를 지난 16일 오후 7시 30분 성산구 용호동 용지아이파크아파트 잔디광장 특설무대에서 개최했다.창원시립합창단 공기태 예술감독의 지휘로 '강 건너 봄이 오듯', '못 잊어', '홀로아리랑', '시간에기대어', '살다보면', '소녀', '영웅' 등 곡을 선보였으며, 특별 무대로 '한오백년' 태평소 연주를 선보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창원시립합창단 기획공연 베란다 콘서트는 시민들에게 한국 합창과 대중음악을 야외 무대 객석과 더불어 집 베란다에서 감상할 수 있는
유강열(劉康烈·1920-1976)은 1920년 함경남도 북청군 하거서면 임자동리 1193번지에서 3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유병염은 함흥 조선질소비료회사 건축업무 분야 간부로, 차남 유금열은 원산필수품공장에서 염색공예가로 근무했다. 삼남 유이열은 화가로 활동하는 등 가족 구성원 대부분이 미술 분야에서 일했다. 그의 고향 북청군은 1851년에 추사 김정희가 1년 동안 유배된 곳인데, 그 영향으로 서예 전통에 자긍심이 강한 지역이기도 하다.유강열은 1933년 북청군 하거서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길에 올라 도쿄 도립 아
세월호 참사를 다큐멘터리가 아닌 장편 극영화로 다룬다는 건 아직 어려운 일이다. 올해 참사 10주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진실 규명이 완전하지 않고, 책임 문제도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제작해 지난해 10월 개봉했던 조현철 감독의 가 특별한 이유다.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 영화는 지난해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무주관객상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김준희(34) 씨, 회화 작업을 하는 이성륙(37) 씨, 팀 빛공방에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