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만 하는 한 확진자 수 제자리
일상 회복 전제는 '코로나 남 탓 않기'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모든 사람은 절실하게 이 터널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고 있고, 이 터널만 벗어나면 새 세상이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물론 갈망이 현실이 된다면야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지금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코로나19가 왜 이렇게까지 장기화하고 있는지 그 원인을 제대로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리가 이 터널을 빠져나간다 하더라도 새로운 현실이 또 다른 터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왜 이렇게 장기화하고 있는가? 정리하기가 어렵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에 대응하려고 방역, 백신주사와 함께 마스크, 비대면, 거리 두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기본적인 만남과 관계를 분리, 차단, 격리하는 것입니다. 또 이것을 우리가 관계적인 존재라는 측면에서 보면 모든 관계를 비정상으로 몰아가는 재앙과 같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백신주사를 맞은 사람들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거리 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으면 당연히 확진자가 줄어들어야 할 텐데 줄어들기는커녕 여전히 2000명대에 육박하고 있다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난리를 치는데도 아직도 가고 싶은 데 다 가고,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러한 사람들은 육체적으로는 확진자는 아니더라도 그의 영혼은 이미 확진자나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나만을 생각하는 사람들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 한 확진자 숫자도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코로나19로 생고생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누구 탓이 아니라 내 탓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코로나19가 우리의 정상적인 삶을 흔들고, 만남과 관계를 분리, 단절, 격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정상적이라는 것이 어떤 것입니까? 너는 무시되고 내가 앞서는 것이 정상입니까? 아니면 나와 네가 서로 마주 보고 함께하는 것이 정상입니까? 우리가 지금 말하는 정상이 비정상이라면 코로나19도 재앙이 아니고 비정상적인 삶을 응징하고 정상적인 삶을 촉구하는 또 다른 백신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전 국민의 7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게 되는 10월 말쯤에는 '위드 코로나'로 단계적으로나마 일상이 회복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와 함께 전제돼야 할 것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코로나19가 남 탓이 아니라 내 탓이라고 끌어안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 삶이 내가 먼저가 아니라 나보다 하나님, 사람, 자연이 먼저라는 것이 내 속에 체화돼 나보다 너를 먼저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이야말로 코로나19를 이기는 최고 백신일 텐데 이러한 사랑이 우리 가운데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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