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이방면 장재마을서 태어나
명주 실 꼬아 만들거나 가래질
제방 생기면서 고기 많이 없어져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이 우포늪 어구전시회를 하게 된 계기가 올해 8월에 별세한 우포늪 어부 오춘길(81·창녕군 이방면 장재마을·사진) 씨와 생전에 했던 인터뷰였다. 우포늪 생태가 담긴 전통문화 보존 차원에서 (사)창녕군우포늪생태관광협회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고인은 우포늪에서 60여 년 어부로 산 일생을 담담하게 전했다. 기사는 인터뷰 내용을 요약했고, 당시 오 씨의 답변은 경어였으나 평어체로 바꿨다.

-고향이 여기인가요?

"제 어른 고향은 창녕군 대합면 신당이고 제 안태 고향은 여기다. 장재,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고기잡이를 언제부터 하신 겁니까?

"집에 어른이 여게서 농사를 짓고, 제가 고기잡이를 했다. 17살부터 벌에 가서 일한다고 그때는 쪼끄만 한 배 한 채, 나무 가지고 만든 목선. 한 사람 타고 물건 실꼬 그라면 딱 맞았다. 장대를 가지고."

-고기를 잡으면 판로는 있었나요?

"더울 때는 안 하고 가을 들고 나서 찬바람 나고 나면 시작하마 늦은 봄까지 했다. 붕어, 잉어, 가물치하고. 처음 시작할 때는 그물도 없어서 마산 가면은 밀양 돔배기라꼬 그 쪼끄만 한 거 준치 잡는 거라꼬 명지 그물이 있었다. 명지 실을 한 가닥 가지고는 안되니까 여러 번 덮어 꼬아서 만들었다."

-그물을 직접 만드신 거네요.

"겨울되모 가래라꼬 대를 짜개 가지고 고기 못 빠지 나갈 만치 둥글게 만들어서 짚어서 잡는 거 많이 했고. 배 타고 하면 물도 안 넣고 수월코 낫다. 그때는 그물도 없고. 나일론 그물이 제가 한 스무 살 되었을 때 나왔다. 명지 그물은 얼마 안 된다. 많이는 못 잡고 대꼬쟁이 끼워가꼬 달아 놓고 펴 놓으면 좀 쳐지니까 꼬쟁이 한 개 꼽고 그 위에 매고. 한꺼번에 많이 안 잡히니까 그물을 폈다가. 낮으로 할 때는 그래 꽂아 가지고 뺑 돌리 그물을 쳐 놓고 저 먼데 가서 배 타고 후둘겨 나오면서 잡고 그랬다."

-한 번 잡으면 얼마나 잡으셨어요?

"많이 잡으면 한 스무 남은 마리. 작게 잡으면 열댓 마리. 배에 가래를 하나 실꼬, 가래 그기 잘 되면 재미가 있어. 지금도 우리 집에 가모 가래가 있어. 가래 가지고 잡을 때는 날씨가 벌에 풀도 서리가 맞아서 없어지고, 없어지고 나면 사람이 가모 벌땅에 똘빵똘빵하게 한 구디기를 파가지고 대가리를 처박아서 구정물을 올리모 그 구정물에 속아서 잡으모 한 구덩이에 댓 마리씩 한두 마리씩 있고."

-가래로도 잡으셨군요. 보통 고기잡이는 하루 중 언제 나가셨어요?

"아침밥 일찍 먹고 나가면 종일 일했다. 점심은 도시락을 싸갈 때도 있고 가족이 가져올 때도 있고. 가래질할 때는 오전에 하고 오후에는 잘 안 한다. 그물도 종일 안 하고 오전에만 했다. 잡은 고기들은 상인들한테 넘가 주 가지고 판매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가족들이 직접 가져다주고 팔고 그랬다. 나는 집에 모친이 가져다 팔았다 장에다가. 요새는 고무다라이지만 전에는 함석을 돌려가 용접해서 만든 그런 게 있어. 창녕장, 십이리장, 이방장, 날마다 장이니까 가져다 팔았다."

-람사르협정 이후 어업권이 보장되었다고 하던데요?

"우포가 생태보전지구가 되고 나서도 여기 사람들은 그대로 다 하고 있다. 그전에도 어업허가를 받아야 고기잡이를 할 수 있다. 어업권 있는 사람들은 정부에 세금을 내고 고기를 잡는다. 어업권은 자녀들에게 넘겨지기 어렵다. 자녀가 하는 사람이 한 사람 있기는 한데, 보통 해 갖고는 잘 안 된다."

-요즘 우포의 변화는 어떤 게 있나요?

"우포도 목포에 제방이 생기면서 강물이 잘 안 들어와서 고기가 많이 없어졌다. 저짝은 강물이 그대로 드갔다 나왔다 하는데 그게도 제방 한다고 산을 뜯어가 돌로 실어다 찻길을 맨들어가 그래난께 그게도 지장이 있고, 옛날만 못하다. 완전 길은 아니라도 제방 밑자리 만들고 돌로 쎄리 실어가꼬 길 만든다꼬."

▲ 2019년 10월 20일 창녕군 이방면 장재마을 소목주차장에서 제8회 우포늪 풍어제가 열리고 있다. 우포늪 풍어제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우포늪 어로 활동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주민 염원을 담아 주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농촌 축제다.   /창녕군
▲ 2019년 10월 20일 창녕군 이방면 장재마을 소목주차장에서 제8회 우포늪 풍어제가 열리고 있다. 우포늪 풍어제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우포늪 어로 활동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주민 염원을 담아 주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농촌 축제다. /창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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