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하원 길 옆 꽃밭에 피기도 전에 시들해진 꽃을 보고 아이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이 꽃은 전번에 우리가 사진 찍어서 찾아본 그 꽃인데 얘만 왜 시들어 있나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가지가 꺾여 있었습니다. "누가 꽃가지를 꺾었구나. 참 많이 아팠겠다. 어쩌면 좋을까?" "그럼 우리가 약 발라서 밴드 붙여줘요. 그러면 예쁘게 다시 필 거예요." 이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인가요. 하원 때마다 정원 꽃밭 길 산책을 하면서 아이들과 파란 하늘과 구름, 꽃들과 얘기 나누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자연과 교감하며 사랑을 듬뿍 담아오는 귀하고 소중한 시간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흥미가 없는 아이에게 일상생활 속 작은 일 하나하나에 이야기를 만들어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누는 소통 과정에서 동기유발을 촉진하고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등 감성을 풍요롭게 발달시켜줄 수 있어 돌봄 자리는 부모 역할 못지않은 중요하고 귀한 인성교육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처음엔 아동청소년 연령대별 이론교육에만 접목된 돌봄을 시도하다 시행착오 경험도 했습니다. 연령과 시기에 맞춘 학습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무한 상상력과 잠재력, 자기 나름의 생각과 느낌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것이 일방적인 지시 중심의 돌봄보다 훨씬 교육적 성과가 크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의 이치와 사랑을 느껴야 아름다운 인성을 지닌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아이 눈높이에 맞춰 아이 행동과 표현을 존중해 주면서 대화하고 소통하며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말과 행동에 약속을 지키게 함으로써 상대와의 대화 중요성을 체득하게 하니 막무가내 떼쓰는 일이 줄어들어 나 자신도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돌봄은 사랑입니다. 사랑받고 존중받으며 자란 아이는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아이로 자랄 것입니다. 감사함을 알고, 배려할 줄 알며, 자존감이 충만한 사회의 일원으로 키워가는 돌봄 교사 역할의 중요성을 마음으로 새겨 봅니다. 교육은 사랑입니다. 돌봄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심신이 건강하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할 수 있는 전인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돌봄 교육이 이뤄지는 시기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때라고 믿습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손잡고 화단 뒤에 있던 노란 작은 풀꽃의 이름을 찾기로 했습니다. 교육은 사랑입니다.

/박정인 마산희망지역자활센터 아이돌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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