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묵광 사진전…마애불 25점
내일 창원 창동갤러리서 공개

바위에 서서히 햇살이 들자 연화문 후광을 한 마애불의 미소가 드러난다. 그런 미소를 손묵광 사진가는 '바위에 스민 천년의 미소'라고 했다.

그렇게 제목을 딴 손묵광 작가의 사진전이 27일부터 6월 3일까지 창동예술촌 내에 있는 창동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바위에 부처의 형상을 새긴 마애불의 예술적 가치와 함께 역사적 의미를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손 작가는 지난 2년 동안 전국에 산재한 마애불을 찾아 6만㎞를 다녔다. 그렇게 해서 국보 7기와 보물 40기, 유형문화재 140기, 미지정 마애불 등 200여 기를 촬영했다. 구도자의 길이 따로 없다.

▲ 국보 제84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손묵광
▲ 국보 제84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손묵광

이번 전시에는 '백제의 미소'로 잘 알려진 국보 제84호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과 바위 전체를 화선지로 삼아 만다라를 펼친 신라시대의 대표적 보물 201호 경주남산 탑곡마애불상군, 또 고려시대 걸작 보물 215호 북한산 승가사마애여래좌상, 조선시대에 조성된 충남 예산군 광시면 장신리마애불 등 시대별로 나눠 25점을 건다.

25점 모두 흑백사진이다. 마애불의 독특한 돌의 질감을 살리려고 인화지 대신 한지를 사용했다.

▲ 보물 제215호 승가사마애불. /손묵광
▲ 보물 제215호 승가사마애불. /손묵광

손 작가는 마애불의 미소를 모나리자의 미소와 비교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술 작품 중 하나로 특히 작품 속 신비한 미소는 많은 세계인을 매료시켰지만 이보다 800여 년 앞서 모나리자의 미소를 무색게 하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미소가 있습니다."

그가 카메라를 메고 전국을 누비게 된 이유는 "마애불이 우리 민족의 역사이고 혼이며 종교와 예술의 곳간인데 이 독창적이고 위대한 문화유산을 스쳐가는 풍경사진으로 접하기엔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마애불은 돌이 아니라 간절함으로 망치질한 마음"이라고 했다.

손 작가는 개인전 42회를 열었다. 2019년엔 한국의 석탑을 기록한 책 <탑-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를 펴냈다. 문의 010-6676-8585.

/정현수 기자 dino999@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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