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의창·성산구 단독주택지에 사는 주민이 홍남표 국민의힘 창원시장 후보의 '단독주택지 정주여건 개선' 공약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윤상원 창원시 단독주택주거환경개선협의회 회장은 26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독주택지 문제를 해결하고 안 하고는 홍남표 후보 선택이나, 시장 후보 진정·정직성에 문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단독주택지 주민 면담에서는 공약 채택을 거부했다가, 방송 토론회에서는 오래전 공약으로 구상·발표했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남표 후보 측은 "국민의힘 경선 때부터 주거환경 개선 공약을 내놓았다"며 "협의회와 협약을 맺지 않았을 뿐 의지를 밝혔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 문제 제기는 지난 24일 열렸던 창원시장 후보 방송토론회 발언이 발단이다. 토론회에서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홍 후보가 자신의 공약을 베꼈다고 말하며, 대표적으로 의창·성산구 단독주택지구 개선을 들었다.

당시 허 후보는 "몇 년 전부터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용역에도 들어갔고 올해 초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밝혔다"며 "이와 관련해 협의회가 (지난달 중순) 홍 후보를 찾아갔지만, 홍 후보 측은 공약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자 협의회는 저를 찾아왔고, 이미 발표를 다 한 내용이기에 공약으로 채택·요청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홍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도 단독주택지 종 상향을 이미 이야기했고 (협의회) 주민이 오시기 전 제 공약에 발표가 돼 있는 사안이다. 더군다나 이는 '아들·딸'처럼 보통명사화된 단어"라며 "이걸 베꼈다고 하면 어떡하느냐. 어디 베낄 게 없어서 허 후보 공약을 베끼겠느냐"고 맞받았다.

윤 회장은 4월 중순 홍 후보 캠프를 찾아 단독주택지 종 상향을 요청했지만 여러 법을 이유로 거부당했었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당시 홍 후보는 추후 당선이 되면 검토하겠다며 공약화를 하지 않았다"며 "참모진이 다시 의논해 알려주겠다고 해 4월 18일까지 기다렸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허 후보 캠프를 찾아가 공약화를 요구했고 받아들여져 지지선언을 했다"며 "협의회 방문 때는 공약화를 약속하지 않았던 홍 후보 측은 이후 관련 공약을 발표했고 토론회에서는 오래전 준비해왔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단독주택지 주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홍 후보가 창원 단독주택지 종 상향을 말한 건 이달 2일이다. 당시 홍 후보는 창원시청 기자실을 찾아 "전용주거지역을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꾸는 등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규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도시 전체 밀도가 너무 높아지면 안 되므로, 면밀히 계산을 해서 운영하고자 한다"며 "유연성을 보완하는 방향에서 종 상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에는 종 상향을 포함, 창원 도시공간 재구조화 공약을 발표했다.

홍 후보 측은 "당내 경선 때부터 '단지형 테라스하우스' 개발로 노후 단독주택지 주차난을 해결하는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겠다고 했었다"며 "공약 베끼기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회 측에서 캠프를 찾았을 때는 신중을 기하고자 '시장이 되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며 "개선 의지를 보였고 공약집에도 내용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창언 기자 u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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