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2회 공연 만석…지역 문화소비자들 뜨거운 반응
문화공공단체 4곳·뉴스테이지 공동제작 8회 순회공연

지난 13일 오후 3시와 7시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창작뮤지컬 <고향역> 공연이 있었다. 창작 초연으로 이루어진 3시 첫 공연에는 빈 좌석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만석을 이루었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쏟아진 오후 7시 공연 때에도 객석은 거의 찰 정도로 <고향역>은 지역 문화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이 작품은 함안문화예술회관이 주축이 되어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과 서귀포예술의전당, 익산예술의전당, 뉴스테이지와 함께 공동배급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고, 2022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 선정되어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 13일 오후 3시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창작뮤지컬 <고향역> 공연에 관람객들이 객석을 메웠다./함안문화예술회관

전체 4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이다 보니 무대장치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무대는 기차선로와 터널을 형상화하되 기차를 타고 시간여행을 한다는 느낌이 들게 꾸며졌다. 공연 중간에 펼쳐지는 영상들은 실제 기차를 타고 가는 느낌을 강하게 주게 했고 또 등장인물의 열차사고 장면은 입체적 효과로 관람 즐거움을 더했다.

주최 측이 공개한 시놉시스는 이렇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과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는 규한, 어느 날 두 사람이 사라지고, 규한은 뒤늦게 둘을 찾아 둘의 마지막 행선지인 익산으로 허겁지겁 떠난다. 익산행 열차에서 수상한 노인을 만난 규한, 수상한 노인이 펼친 기묘한 마법인가 규한이 내린 익산역은 1970년대의 이리역으로 바뀌어 있다.()규한은 과연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지... 돌아온다면 규한은 과연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시놉시스에서 알 수 있듯이 소아마비에 걸린 아들의 아버지인 규한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과거를 여행하며 거기에서 발견하게 되는 숨겨진 사실들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깨치는 줄거리를 갖추고 있다.

함안문화예술회관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만든 창작뮤지컬 <고향역>은 기차를 타고 가던 중 환상의 세계로 빠져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되고 부자간의 사랑을 깨우친다는 줄거리로 구성되어 있다./함안문화예술회관

‘고향역’이라는 나훈아의 히트곡이 제목으로 뽑힌 것도 주제와 부합했다. KTX를 타고 아버지의 고향으로 가는 도중에 시간여행을 하면서 아버지의 과거에 들어가는 장면들에선 찰스 디킨스의 명작 <크리스마스 캐럴>이 연상되기도 했다.

작품에는 가요 히트곡들이 많이 나온다. ‘고향역’을 비롯해 ‘옥경이’, ‘대동강 편지’,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모르리’, ‘남자라는 이유로’ 등 13곡이 등장하는데 모두 임종수 작곡가의 곡이다. 시대를 달리한 여러 히트곡이 드라마의 흐름에 딱 맞춰 노래와 춤으로 연출된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다. 대본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창작뮤지컬 <고향역>은 임종수 작곡가의 13개 히트곡들로 '넘버'를 이루는데, 노래의 가사와 드라마가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함안문화예술회관

출연 배우들도 뮤지컬계에서 크게 조명받는 인물들로 구성됐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규한 역은 박시원이 맡았다. 그는 뮤지컬 <아이다>, <명성황후>, <노트르담 드 파리> 등에 출연했다. 할아버지 종수 역을 맡은 김순택은 <미오 프라텔로>, <박열>, <우주대스타> 등에 출연했고, 영옥 역을 맡은 오진영은 <아몬드>, <시카고>, <메이사의 노래> 등에 출연했다.

13일 7시 공연을 마친 창작뮤지컬 <고향역> 출연진이 커턴콜 무대를 펼치고 있다./정현수 기자

관객은 뮤지컬이 진행되는 동안 노래가 나오면 손뼉을 치며 반응을 보였고 때로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함안문화예술회관 측에서 마련한 설문에 응하던 문희숙(59) 씨를 만났다. “부모님 생각도 나고 저 자신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공연은 오는 20일 제주문예회관, 27일 서귀포예술의전당, 9월 3일엔 익산예술의전당에서도 열린다.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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