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드림스타 (49) 이범웅 양산 물금동아중 3학년

입문 얼마 안돼 출전한 대회서 우승
매일같이 훈련 성실함으로 승승장구
"국가대표 선발돼 올림픽 나가고 싶어"
유도 빼면 감수성 넘치는 10대 청소년

이범웅(흰색 유도복) 학생이 양산 물금동아중학교 유도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지난달 24일 방문한 양산 물금동아중 유도실은 우렁찬 기합 소리로 가득 찼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제50회 추계전국초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범웅(15·3학년) 학생도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될성부른 나무 = 범웅 학생은 될성부른 나무였을까. 생애 처음 그것도 유도를 배운지 몇 개월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떡잎부터 달랐던 것이다. 범웅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경험 삼아 출전한 ‘2019 사천시장기 경남유도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순(물금동아중 문화체육부장) 감독은 과감하게 기술을 사용하는 범웅 학생을 보고, 유도 입문을 제안했다. 범웅 학생은 그 길로 본격적으로 유도를 하고 있다.

안 감독은 2019년 처음 범웅 학생의 시합을 봤을 때 ‘몸이 유연하고 빠르면서 과감하게 기술을 걸었다’고 기억했다.

안 감독은 “양산 지역에 유도 체육관이 몇 곳 있어서 이전에 범웅 학생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얘기는 미리 들었었는데, 실전을 보고 겨우 3개월 배웠다는 아이가 과감하게 기술을 쓰는 모습을 보고 재목이라는 생각이 들어 유도를 해보자고 제안했다”며 “확실히 티가 난다. 범웅이는 외향적인 성격에 성실하며,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 아마 고교 진학 후 좀 더 체계적으로 훈련을 하면 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범웅 학생은 현재 물금동아중 유도부 주장을 맡고 있다. 키 182㎝에 75~76㎏ 몸무게로 건장한 체격이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만 14~15cm 정도 자랐다.

범웅 학생은 “초등학생 때 선생님이 예전에 유도를 하셨던 분인데 ‘너는 꼭 유도를 해봐야 한다’고 권유해 시작하게 됐다. 원래 공으로 하는 운동 말고는 다 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범웅 학생은 상대를 넘길 때 짜릿한 기분 덕에 유도가 재밌다고 했다. 유도를 배운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경험 삼아 출전한 공식 대회 결승전에서 짜릿한 한판승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니, 계속 1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당시 기억이 강렬했을까. 범웅 학생은 3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당시 어떤 기술을 써서 우승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밭다리를 걸어 상대가 중심을 잃게 하고 넘겨 메치기를 했다고.

◇성실은 성과로 = 범웅 학생은 수업이 끝나면 매일 학교 유도관에서 2~3시간 구슬땀을 흘린다. 경기당 4분인 유도에서 지치지 않고 기량을 쏟아내고자 가까운 거북산·오봉산 등에 가서 계단을 오르내리고, 2인 1조로 업거나 목말을 태우고 산을 뛰는 등 체력 훈련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근력 강화를 위해 개인적으로도 헬스장에서 매일 1시간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있다.

유도를 하면서 대회 전날 계체 통과를 위해 몸무게를 조절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범웅 학생은 현재 -73㎏급에 출전한다.

평소 75~76㎏을 유지하는 범웅 학생은 대회 약 2주 전부터 먹는 양을 조절해 1~2㎏을 남겨 뒀다가 계체 전날부터 땀복을 입고 훈련하면서 몸무게를 줄인다고 했다.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범웅 학생은 혼자서도 라면 3~4개는 거뜬하게 먹는다. 또 유도부 친구들과 함께 3~4명이서 고깃집에 가면 공깃밥 2~3그릇을 포함해 보통 20인분은 기본으로 먹는다고 했다. 그래도 살이 찌기는커녕 유지되는 정도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부진을 겪기도 했다. 범웅 학생은 “예를 들면 허벅다리걸기 기술을 쓰고 싶은데 계속 안 걸리고, 하고 싶은 대로 안 되니 하기도 싫고 그냥 놀고 싶고 쉬고 싶고, 그러면서 마음은 계속 조급해졌어요”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난해에는 성적이 꽤 좋았다. 범웅 학생은 지난해 경남초중학생종합체육대회 -66㎏급 1위, 50회 전국소년체육대회 -66㎏급 2위, 하계 전국초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 -66㎏급 3위, 회장기 전국유도대회 단체전 2위 등 성과를 냈다.

올해는 51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유도 경남대표 선발전 66㎏급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전국소년체전 출전 직전 부상으로 수술을 하고, 첫 대진부터 전국대회 규모에서 메달권에 꼽히는 상대를 만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아 16강에서 탈락했다.

양산 물금동아중학교 3학년 이범웅 학생. /김구연 기자
양산 물금동아중학교 3학년 이범웅 학생. /김구연 기자

◇꿈을 향해 = 범웅 학생은 유도를 하면서 손톱도 자주 깨지고, 손목이나 발등이 자주 아프다고 했다. 그럼에도, 꿈을 향한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내년에는 경남체고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도는 어떤 상대와 대결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예를 들면 ㄱ 선수가 ㄴ 선수에게 백전백승을 하고, ㄴ 선수는 ㄷ 선수에게 백전백승을 한다고 해서 ㄱ 선수가 ㄷ 선수에게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이 때문에 유연성이 좋다거나 빠른 선수, 근력이 뛰어난 선수 등을 다양하게 만나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범웅 학생은 진주에 있는 경남체고로 진학하고 싶어 한다. 상대적으로 훈련 체계가 더 좋으리라 기대하고 있어서다.

안 감독은 “범웅이는 첫째로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다. 또 신체적으로 유연하고 순발력이 좋다. 특히 업어치기 기술이 뛰어나다”며 “다만, 여러 유형의 선수와 연습을 자주 해야 하는데 현재 여건상 좀 부족한 면이 있다. 앞으로 체고로 진학해 연습량을 늘리고 근력을 좀 더 키우면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범웅 학생은 “더 열심히 해서 용인대나 한국체대도 가고 싶고, 국가대표에 선발돼 올림픽도 나가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다만, 범웅 학생은 한부모가정인 까닭에 원하는 대로 경남체고로 진학한다면 생활비, 개인 훈련 비용 등이 부담돼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범웅 학생에게서 유도를 빼면 일반 중학생과 다를 바 없다. 특히 만화와 영화를 좋아한다.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웹툰은 요일별로 보는 항목이 있다고 했다.

친구들하고 놀 때는 볼링도 하고, 당구도 치고, 노래방도 간다고 했다. 황정민 배우가 주연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를 인상 깊게 봤다는 범웅 학생은 “울진 않았어요. 울 뻔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희곤 기자

 

※도움 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99-5191-03(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8월 4일 자 김성윤(하동 금남중 3학년) 학생에게는 BNK경남은행 특별후원금 300만 원이 전달됐습니다.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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