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외국인주민지원센터
5가구 선정해 집 수리 나서
"곰팡이 가득한 집 깨끗해져"

경남외국인주민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이주민 주거환경개선 사업이 낯선 땅에서 일하는 이주민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7일 창원시 마산회원구에서 만난 중국인 ㄱ 씨는 경남외국인주민센터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일상이 더 나아졌다고 자랑했다. 지난 6월 중국 교민 단체 대화방에서 사업 신청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본 게 운이 좋았다.

그는 “원래는 천장이 약해서 비가 올 때마다 물이 떨어지고, 벽에서 습한 냄새가 올라왔다”며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붕 수리랑 도배를 새로 하면서 집이 깨끗해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비가 많이 내릴 때면 고생을 많이 했지만, 이번에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을 때도 끄떡없었다고 했다.

6일 오후 중국인 ㄱ 씨가 외국인주민센터로부터 도움받아 수리한 천장을 보여주고 있다. /김다솜 기자
6일 오후 중국인 ㄱ 씨가 외국인주민지원센터로부터 도움받아 수리한 천장을 보여주고 있다. /김다솜 기자

센터는 지난해부터 경남도에서 사업비 600만 원을 지원받아 해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아론 경남이주민센터 팀장은 “2020년 경기도 포천에서 숙소용 비닐하우스에서 거주하던 한 이주노동자가 한파에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계기가 됐다”며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이 더 나은 환경에서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주거환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외국인 근로자 주거환경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열악한 주거환경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업주가 제공한 숙소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 절반 이상이 조립식 패널이나 컨테이너,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었다.

센터는 누리집과 각 나라 교민회 등에 사업을 홍보해 사례를 발굴했다. 신청인의 주거 환경을 확인하고, 선정위원회를 열어 5가구를 최종 선발했다. 센터는 경남도 위탁을 받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25일부터 9월 3일까지 5가구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사를 진행했다. 이번 사업에 선발된 이주노동자 ㄴ 씨는 “숙소 수도관이 터져 물바다가 된 후 방바닥과 벽에 곰팡이가 가득했는데 깨끗하게 수리돼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벌레에 시달리던 집에 방충망을 설치해 주고, 곰팡이가 슨 벽지와 오래된 장판도 바꿔줬다. 옥상에서 물이 새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등 이번 사업으로 이주민 주거 환경은 나아졌다.

고상현 경남외국인주민센터장은 “이번 사업이 도내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의 열악한 주거 현실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이들의 주거 환경 개선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외국인주민센터는 여름철 이주민 12가구에 선풍기를 보냈으며, 이번 겨울에는 전기장판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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