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정부 시찰단이 많은 국민 우려 속에 일본으로 떠났다. 시찰 일정은 일본 관계 기관과의 기술 회의와 질의응답,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관리 실태 확인이 전부다. 검사 장비를 가져갈 수도 없고 오염수 시료 채취도 못 한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고 하지만 오염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할 수 없는 그야말로 구경이다. 이럴 바에야 한국에서 동영상으로 살펴보면 된다. 21명씩 패키지여행 가듯 비싼 세금 들여 일본까지 갈 필요가 없다.

시찰단장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이름만 공개할 뿐 다른 전문가들의 이름조차 밝히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시찰단이다. 시찰단 구성에서 민간 전문가를 거부한 일본 정부 속셈을 왜 우리 정부는 알지 못하는지 한심하다. 지난 2월 '태평양도서국포럼'이 현장을 시찰할 때 민간 전문가가 함께한 사례가 있음에도 우리 정부는 말 한마디 못하고 수용했다. 참으로 무능하고 부끄러운 정부다.

시찰단이 일본으로 떠났지만 오히려 의혹이 증폭돼 국민은 불안해하고 어민들은 생존권을 걱정한다.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언론 칼럼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류의 숨은 의도가 있다면서 롯카쇼무라 재처리 공장을 지목했다.

올해 준공되는 롯카쇼무라 재처리 공장에서는 사용후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데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 총량의 10배의 삼중수소를 매년 바다로 방류하게 된다는 것이다. 삼중수소 바다 방류가 별문제 없다는 인식을 국내외에 심어 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플루토늄은 핵무기 원료로 롯카쇼무라에서 해마다 8t을 추출하는데 1000기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최근의 신냉전 구도,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일맥상통하는 문제가 아니길 바란다.

세계 10위 경제대국, 수출 6위 무역대국, 선진국 수준인 1인당 국민소득을 자랑하던 우리 정부는 왜 미국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하고 일본 앞에서는 굴욕적이어야만 하는가.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자존심을 세워주고 어느 나라에나 당당한 진짜 국익을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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