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9시께 창원 성산구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에서 참석자들이 '유권자 정책·공약 블라인드 테스트' 투표를 하고 있다. /정종엽 기자
27일 오후 9시께 창원 성산구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에서 참석자들이 '유권자 정책·공약 블라인드 테스트' 투표를 하고 있다. /정종엽 기자

창원에서 정당과 인물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정책·공약을 찾고 평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남지역 시민단체들이 지난 27일 오후 7시 창원시 성산구 대원동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에서 '유권자 정책·공약 블라인드 테스트'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마산YMCA·마산YWCA·진해YWCA·창원YMCA·창원YWCA·소통과대안협동조합이 주최했다. 창원시민 65명이 참여했고 10개 조로 나뉘어 진행했다. 

◇정책·공약 걸러내기 = 참석자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공약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가로 10㎝, 세로 18㎝ 종이에 적은 공약에는 정당과 후보자를 표시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에게는 공개한 공약이 어느 선거구에서 나온 것인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주최 측은 창원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대표 공약 제출을 요청했다. 5개 선거구 후보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강기윤(창원 성산구)·윤한홍(창원 마산회원구) 후보는 답을 제출하지 않아 언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공약을 추렸다.

각 조는 20분 동안 마음에 들지 않는 공약을 먼저 골라냈다. 조원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해당 공약은 일단 남겼다.

◇좋은 정책·공약 선정 = 참석자들은 개인당 10개씩 마음에 드는 공약을 적어 큰 종이에 붙이기 시작했다. 조마다 10~20개 공약을 선정하고 나서 조별 투표를 통해 순위를 매겼다. 순위를 정한 공약들은 같은 선거구에 해당하는 다른 조 공약과 다시 최종 투표를 거쳤다. 그렇게 5개 선거구마다 '좋은 공약'을 3건씩 선정했다.

마산합포구 좋은 공약은 △지역 산업체 지역대학 청년 인제 50% 의무 고용제 △공공·지역의료 활성화 △유아·아동 자녀 입원 보육휴가제 및 손자녀 돌보미 사업 국가제도화 등이다.

마산회원구는 △간병비 건강 보험 적용 △재생에너지 특별법 제정 △탄소중립산업법 제정을 선정했다.

창원의창구는 동률이 나와 4건이 선정됐다. △어르신·아이 돌봄 국가 책임 △조부모 손자녀 양육 임금 제도 도입 △마을학교 기능회복 △청년 취업 배움 바우처 지급 등이다.

창원성산구는 △노동시간 단축과 돌봄시간 보장 △16세 선거권으로 청소년 정치참여 확대 △지역대학 및 특성화고 출신 50% 의무 고용 추진 등이 추천됐다.

진해구는 △아이돌보미 지원과 신원보증 △재생에너지 발전시설과 데이터 시설 지역 배치 △거점 스마트 공공병원 육성, 지역의대·지역필수의사제 도입 등이 뽑혔다.

'유권자 정책·공약 블라인드 테스트' 토론 참여자들이 뽑은 좋은 공약 투표 결과다. /정종엽 기자
'유권자 정책·공약 블라인드 테스트' 토론 참여자들이 뽑은 좋은 공약 투표 결과다. /정종엽 기자

참석자들은 평소 지지하지 않던 정당이나 정당 소속 후보에 대한 선입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박창범(25·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빨간색은 보수, 파란색은 진보 이런 생각을 나도 모르게 했던 것 같다"며 "정책만 하나하나 따져 보니까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조정림 마산YMCA 정책기획국장은 "그동안 우리가 어떤 정책을 원했는지 적극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에게 선거 때 뭘 고민해야 할지 일깨워준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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