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고 이틀 뒤인 4월 12일 홍태용(국민의힘) 김해시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해시 기호(#) 뒤에는 낙관주의, 비관주의, 역사, 불변, 균형, 조화 등을 핵심 단어로 제시했다.홍 시장은 이 글에서 "최근 많은 이야기와 논란을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비교해 설명했다. '낙관주의자는 비행기를 만들고, 비관주의자는 낙하산을 만든다'는 말을 예로 들었다.홍 시장은 "비관론은 리스크를 생각하고 대비하게 하므로 낙관론보다 지적인 관점에서 더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게
밀양의 '격랑'은 이제 잦아들었을까.5개월 전 박일호 전 밀양시장의 사퇴로 밀양의 격랑은 시작됐다. '밀양의 미래'를 외치며 방대한 시정을 펼쳤던 수장의 사퇴는 파도를 몰고 왔다.연이어 예상원 전 경남도의원과 정정규 전 밀양시의장이 사퇴하면서 파도는 더욱 거세지고 높아졌다. 이들은 하나같이 3선의 중견들이었다.이들 모두 2014년 지방선거에서 각각 당선된 이래 중도 사퇴할 때까지 3선을 했다. 본인의 의지와 능력을 떠나 3번씩이나 유권자들의 신임을 받았다.이들이 줄줄이 밀양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할 중책을 놓았으니, 바람은 태풍이 됐
드디어 선거날이다. 이르면 오늘 밤, 늦어도 내일 새벽이면 선거 결과를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의 뜻이 이뤄져 열광하고 기대에 부푼 이들이 있는 반면, 좌절을 넘어 울분을 토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며칠이 지나도 선거후유증에 따른 '우울감'을 씻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한동안 '○○당을 찍은 이들과는 한 하늘 아래 살기 싫다' 또는 '○○ 보기 싫어 이민 가고 싶다'는 말도 유행할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으니 말이다.우리는 선거를 '민주주의 꽃' 또는 '민주주의 축제'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두고 과연 축제라 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나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 유행을 했었다. 같은 제목의 책까지 나왔을 정도였고 주로 문재인 정부를 헐뜯는 데 쓰였다.22대 총선을 맞아 기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터넷 세상'이란 말이 연상됐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터넷 세상 때문에 이번 총선에 나선 후보들이 낙마를 하거나 곤욕을 치르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 을 후보였던 정봉주 전 의원은 2017년 한 유튜브 방송에서 '목발 경품' 발언을 한 것
중증환자가 생기면 가족들은 초비상이다. 수도권 대형병원 예약은 대부분 환자 가족이 먼저 고려하는 일이다. 조금이라도 나은 치료를 받고 싶은 생각에 지역을 떠나 수도권 병원으로 향하려는 환자 마음은 당연하다. 우리나라는 모든 게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 대형병원은 예약부터가 난관이다.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를 보면 2022년 의료보장 전체 진료비는 116조 2330억 원이며, 그 중 관내 요양기관 이용 진료비는 92조 7462억 원으로 79.8%를 차지했다. 시도별(환
시군마다 열리는 각종 축제는 지역을 외부 사람들에게 알리기에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경남에서만 보더라도 유명 축제는 많다. 유등축제 하면 진주를 떠올리고, 벚꽃축제 하면 진해를 생각할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그만큼 사람들 뇌리에 깊이 새겨진 축제들이다.함안에서 내세울 만한 것은 낙화놀이다. 이미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이 소개돼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만, 낙화놀이는 사람 시선을 끌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큰 행사이다. 시선을 끌 요소는 아이템과 볼거리, 역사성이다.함안낙화놀이는 옛날, 이 지역
4.10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공천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일부 선거구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남겨둔 일부 선거구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선거구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거대 양당의 공천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표심은 혼란하다. 머지않아 후보자 등록, 선거운동이 시작될 것이다. 거리에는 유세차에서 신나는 노래가 울려 퍼지고 그 앞에는 색색의 옷을 맞춰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율동으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 테다. 그렇지만 노래 듣고, 율동 보고 표를 찍을 수는 없다. 지역에서 살고 있는 우리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김해 갑)·김정호(김해 을) 국회의원 무릎을 꿇릴 국민의힘 경쟁자는 누구일까. 이 물음에 항간에서는 윤석열 정부 들어 득세하는 검찰 출신이 김해에 내려꽂힐 것이라는 추측이 분분했다.국민의힘은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년여 남겨뒀을 때부터 김해 갑·을 지역에서 당선할 수 있는 후보 물색에 골몰했다. 십수 년 전 보수 국회의원이 장악했던 김해 지역은 고 노무현 대통령 봉하마을 귀향 등에 힘입어 민주당 의원들이 12년간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들어 경남도지사와 김해시장이 여당 소속으로 바뀌었으니
처음 그 제보를 받은 건 지난해 7월이었다. 밀양 삼랑진 염동마을 주민이었는데, 마을 안길 공사로 가옥 균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밀양시에 확인한 결과 공사와 가옥 피해는 관련성이 없다고 했고, 일방적 피해 주장 성격이 짙어 더는 취재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분이 지난해 12월에 다시 제보를 했다.현장 확인을 하기로 했다. 제보대로 마을 안길 확장·포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공사 인접 가구 주민 대부분이 오히려 제보자 측을 비난했다. 진작에 끝났어야 할 공사가 제보자 가구 반대로 정체돼 있다는 이야기였다.제보자 가족
최근 창원시가 탄소 중립 실천에 앞장서고자 청사 내 '일회용 컵 반입 금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김해시는 합성섬유 펼침막 대신 친환경 펼침막 사용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경남도는 지난 설연휴 동안 플라스틱 조화 사용을 줄이고자 도내 8개 공원묘원에서 추위 속에 휴일도 반납한 채 생화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했다. 행정기관의 힘겨운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안쓰러운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물론 손 놓고 있는 것보다 낫지만 이러한 실천으로 코앞에 닥친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최근 1
지난 23일 시작된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 일부 부서 대전 이전 논란이 일주일 만에 일단락됐다. 방위사업청이 포기하겠다는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문제가 된 국기연은 방위사업청 산하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 부설기관으로 2021년 진주혁신도시에 설립됐다. 2개 본부를 주축으로 12개 부서와 센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2022년 5월 1개 부서 30여 명이 대전으로 이전했다. 드론 등 첨단 기술을 담당하는 부서가 대상이었다.2년도 안 돼 또다시 1개 부서를 대전으로 이전하려다 이번 사달이 났다.이전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 내 저항이 컸다.
어느 날 동네에 노랗고 빨간 현수막이 곳곳에 나붙었다. 지정 게시대가 아닌 곳에까지 내걸린 현수막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현수막을 붙인 이들의 의도와는 좀 다른 쪽으로. '대기업 다이소는 물러가라. 생존권 사수'라고 적힌 현수막에는 인근 시장 3곳 상인회 이름이 적혀 있었다. 현수막을 본 주민들은 '이 동네에 다이소가 입점한다더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지역 인터넷 카페에 환영과 기대 글을 잇달아 올렸다. 그러면서 시장 상인회가 침체한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상인회가 내건 불법 현수막을 신고하자는 글, 인
의령군과 의령군의회가 2024년 시작과 함께 의회 직원 승진인사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김규찬 의장이 의회사무국 6급 직원 1명에 대해 5급 사무관으로 자체 승진인사를 하면서 의령군 공직사회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 1년간 막말 등으로 군청 공무원들과 의회가 극심한 대립각을 세워왔던 터라 이번 인사 파동을 바라보는 공직사회 시선이 곱지 않다.이번 갈등은 의회 의장이 자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2022년 1월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시행되면서 비롯됐다. 이 조항에 따라 의장은 지방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임면·교
1906년 독일 쾨니히스베르크의 한 유대인 가정에 여아가 태어났다. 아이의 이름은 한나 아렌트. 대학을 거쳐 나치에 저항운동을 하던 그는 1933년 히틀러가 권력을 잡았을 때 비밀경찰에게 체포되어 짧은 기간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뒤 프랑스로 망명했다. 그러나 프랑스마저 독일에 점령되자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그곳 대학에서 '전체주의의 기원' '인간의 조건'으로 학계 주목을 받았다.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붙잡혔다. 아이히만이 이스라엘로 끌려가서 재판을 받게 되자 아렌트는 시사
2024년 새해가 밝았지만, 또 못 버린 생각이 있다.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느껴질 때 유독 눈에 띄는 업종이 있다는 사실이다.세밑에 신발장을 들여다보다가 오랫동안 신지 않은 신발에 눈이 멈췄다. 신발 여러 켤레가 가죽은 멀쩡한데 밑창과 안쪽 발 닿는 곳이 삭아 있었다. 문득 동네 어귀에서 봤던 구두 수선점이 생각났다. 2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인 구두 수선점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중심상가 사거리 버스정류소 앞에 있다. 신발 수선 상담을 하는 20여 분 동안 적잖은 손님이 찾아왔다. 운동화, 구두는 물론 슬리퍼도 맡겼다. 7
내가 사는 동네에서 주민자치회 활동을 한 지 3년 됐다. 2021년부터 2년간 1기 위원으로, 올 1월부터 2기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주민자치회는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서 위탁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이나 평생학습관, 마을도서관 등을 운영한다. 또, 시군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주민참여예산 사업이나 주민총회 사업을 집행하고, 이를 위해 자치계획 수립과 주민총회 개최 등의 활동을 한다. 그 이전 단계인 주민자치위원회에 머무는 곳도 많다.어쨌든 주목적은 주민자치를 해보자는 것이다. 읍면동 단위에서 주민들이 직접 사업을 발굴하고 집행해보자는
경남도청 서부청사에 더부살이 중인 진주시보건소가 청사를 신축해 독립한다.시는 이전 이유로 도내 시군 중 유일하게 보건소 단독 청사가 없다는 점과 서부청사 안에 있어 감염병 대유행이나 인구 노령화 등 사회변화에 맞춰 새로운 보건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능동적인 대처가 어려운 점 등을 꼽았다.시는 673억 원을 투입하여 서부청사 맞은편 초전신도심 1단계 개발사업 구역 내 8400㎡ 터에 지하 1층, 지상 4층, 전체면적 약 1만 2300㎡ 규모로 보건소 신청사를 건립한다. 내년 10월
제철 과일 먹기가 무섭다. 올해처럼 과일을 적게 먹은 적이 있나 싶다. 비싸서, 혹은 맛이 없어서. 이맘때면 상자째 사놓곤 미처 다 먹지 못할 정도였던 '가성비 과일' 귤도 예년만큼 많이 볼 수가 없다. 대형마트 행사 전단을 보면 과일보다 고기 할인 행사가 더 눈에 띌 지경이다.올해 수박도 몇 번 먹지 못하고 여름을 넘겼다. 갓 나왔을 때 한두 통 사 먹은 것이 끝이었다. 초여름 잠시 출하되던 수박은 극한 호우를 동반한 장마로 작황이 좋지 않아 갑자기 마트에서 보이지 않더니 어느 날 한 통에 3만 원이 넘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의령 4.26 추모공원' 조성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4.26 추모공원은 이른바 '우 순경 사건'으로 알려진, 1982년 4월 26일 의령에서 발생한 경찰 총기 난사사건으로 희생된 사람을 추모하는 공원 조성 사업이다. 궁류공설운동장 인근 계획관리지역과 준보전산지에 전체면적 8891㎡ 규모로 들어선다. 최근에는 21명으로 구성된 추모공원 조성 사업 추진위원회가 열려 만장일치로 위령탑 디자인을 확정했다. 위령탑은 희생자 넋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남은 세대에게는 다시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 등 세 가
증시의 공매도를 '주가를 끌어내리는 주범'으로 여기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지만 분명히 순기능이 있고, 시장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예를 들면 뚜렷한 실적도 없이 세력의 '작업'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주가를 내리누름으로써 선의의 투자 피해자가 덜 생기도록 하는 기능이다.일요일이었던 11월 5일 오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내년 상반기(2024년 6월 30일)까지 국내 증권시장에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외국인·기관·개인투자자 등 각자 유불리에 따라 누구는 환호성을 지르고, 누구는 탄식할 만한 발표였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