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룡·호대 체조협회 임원
선수·행정가로 나란히 활약
후원 기업 등 육성정책 호소

경남 체조 육성·발전에 버팀목이 된 쌍둥이 형제가 있다. 경남체조협회 전·현직 전무이사인 민호대·호룡(40) 형제다.

지난 11일 오전 전국체전 여자 19세 이하부 리듬체조 개인전이 열린 경북 포항 포스코교육재단체육관. 경기가 열리는 동안 체육관 밖에서 두 형제는 선수들 선전을 기원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1981년생 쌍둥이인 이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경남체조 황금기를 이끌었던 주역들이다. 은퇴한 후에는 지도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체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형 민호대 씨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동생 호룡 씨는 올해부터 협회 일을 맡았다. 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기계체조에 입문했다. 담임교사 권유로 형이 체조를 시작했고, 체육관에서 이를 지켜본 동생도 감독 제안으로 3개월 후 형을 뒤따랐다.

형제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첫 출전했고, 6학년 때 형이 금메달, 동생이 동메달을 따면서 이름을 알렸다. 형제는 중고교와 대학, 군대(국군체육부대), 실업팀, 경남도체육회에 이르기까지 함께했다. 전국대회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하는 등 경쟁 관계에 놓이기도 했다.

▲ 민호룡(오른쪽) 현 경남체조협회 전무이사와 민호대 전 전무이사.  /류민기 기자
▲ 민호룡(오른쪽) 현 경남체조협회 전무이사와 민호대 전 전무이사. /류민기 기자

호룡 씨는 "둘이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같이 가다 보니까 알게 모르게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선수생활 은퇴 후에는 잇달아 체조협회 전무이사직을 맡았다. 호룡 씨는 "이제까지 체조밥만 먹었는데 저희가 받았던 대로 학생들에게 헌신하고 이들이 편하게 선수 생활하도록 만들어주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내 공공·민간 운영 전용 체육관이 없다 보니 실업팀 선수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훈련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다목적체육관 한쪽에 자리를 잡고 훈련했지만 부상 위험 등이 따라다녔다. 다른 지역과 달리 기업 후원이 없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형제는 경남체조 부흥을 위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리듬체조 개인전에서 경남은 예은미(김해분성여고)가 5위, 진세림(창원문성고)이 8위에 머물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예은미는 올해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노렸지만 몇 차례 실수를 범하면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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