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너머로도 알 수 있었어요. 당신이 울음을 삼키고 있다는걸. 그날 이후로 매일 당신의 하루하루가, 더불어 나의 하루하루가 그저 평온하기를 바랐어요. 일년 내내 바라볼 달력을 고르는 데 며칠을 고민하고 먼 가게를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는 건, 그런 간절한 기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문구점에서 2024년 탁상 달력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있는 동안 꽤 많은 사람이 여러 크기의 수첩과 일기장과 달력을 사 가는 걸 보았어요. 그들도 누군가에게, 혹은 자신에게 선물할 그 '날짜'들이 따뜻하고 달콤한 기억으로만 채워지길 바라겠지요. 그들의 소망에, 응원하는 마음을 살포시 얹어봅니다.

당신이, 지금은 저를 위해 기도하듯이요.

/임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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